이 영화를 처음 본 것은 97년 극장개봉 때였습니다.
그 날의 마지막 상영이었고, 다음날부터 다른 영화가 걸리기로 되어 있어서 이미 간판도 바뀐 뒤였죠. (지금처럼 모든 극장이 멀티플렉스가 되기 전이었습니다.)
관객은 저를 포함해서 세 명.
영화의 유령이라는게 있다면 그런 분위기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생각나서 얼마전 다시 본 이 영화는.. 음... 뭐 처음 봤을때와 같은 인상이었습니다.
혼란스럽고 예쁘고 재미있어요.
전 여기 나온 패트리샤 아퀘트가 좋습니다.
앞머리를 짧게 자른 흑발이 어울려요.
그냥 한번 해 보고싶어서 스토리를 써 봅니다.
당연히 스포일러 있습니다.
프레드는 성공한 음악가입니다.
부유하고, 명성도 있고, 아름다운 아내도 곁에 있죠.
그러나 부부관계는 냉랭하고 어색합니다. 프레드는 잠자리 능력을 잃었거든요.
멀어진 남편 때문에 르네도 기가 죽어 있습니다.
프레드는 르네의 불륜을 의심하고 있어요.
어느날 아침, 프레드는 누군가 밖에서 "딕 로렌트가 죽었다"라고 하는걸 듣습니다. 창문을 내다봐도 밖에는 아무도 없지요. 그날부터 그들의 집을 찍은 비디오 테이프가 배달되어 옵니다.
영상은 매일 가까워지고 마침내 침실 안까지 들어옵니다.
그리고 부부 동반으로 참석한 파티에서 프레드는 얼굴에 하얗게 분칠을 한 악마같은 남자를 만납니다.
넌 절대 날 가질 수 없어.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 프레드는 초인종을 누르고 말합니다.
"딕 로렌트가 죽었다."
자신을 발견한 경찰에게 쫓기던 그는 또다시 누군가로 변합니다.
그는 다른 곳에서 다른 르네를 만날것입니다.
데이비드 린치의 영화들에서 느껴지는 꿈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야기입니다.
시간 순서나, 인물이나, 누가 누구와 뭘 했는지 여부가 모두 꿈처럼 섞여있습니다.
이걸 처음 봤을땐 이상하게 빌 풀만이 여기저기 메이저 영화에 많이 나온다 싶었었는데, 주온 헐리우드판에 나오는걸 보고 좀 불쌍해졌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헐리우드 주온에는 사라 미셸 겔러도 나오잖아.....)
르네의 친구이자 포르노업자로 마이클 마씨가 등장합니다. 전 레이 리오타 혹은 루퍼스 스웰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좀 배신감이 느껴지네요. (네. 전 레이 리오타와 루퍼스 스웰을 잘 구분을 못합니다. 남들이 이상하다는데 진짜로 모르겠어요. 그런데 이제 헷갈리는 사람이 하나 더 늘었잖아; 젠장)
영화는 히트를 못한데 비해서 사운드트랙은 꽤 팔린걸로 알고있습니다.
좋은 곡들이 많았죠. 한국에는 아마 이 음반으로 람슈타인의 인지도가 올라간것 같은데 맞나요?
몇몇 장면에선 노골적인 노래가 나와서 좀 웃기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피트가 앨리스를 처음 보는데 'this magic moment~'같은게 나오면 우습잖아요.
하지만 대체로 다 멋있었어요. 특히 인상적인건 람슈타인이 나오는 씬들과, 마릴린 맨슨의 'I Put A Spell On You'를 배경으로 패트리샤 아퀘트가 옷을 벗는 장면이죠.